[책] 해커와 화가

Bookshelf | 2007/04/15 13:33 | 노아
해커와 화가 
폴 그레이엄 지음, 임백준 옮김/한빛미디어

IT 관련 서적중에서 이 책 만큼 독특한 책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난 누군가에게 쉽게 이 책을 권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기대감 없이 이 책을 읽어 나간다면 허접한 재테크 책을 읽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무언가를 얻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그냥 자기의 평소 생각들을 묶어서 책으로 내었다.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공부벌레들은 왜 인기가 없는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는 공부벌레이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이 만들었던 비아웹이라는 스타트업 회사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회사, 웹서버 기반의 프로그래밍, LISP, 프로그래밍 언어, 부자, 경제학에 대한 글들이 주를 이룬다.

그의 주장을 짧게 요약하자면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어서 LISP을 기반으로 한 서버 기반의 웹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가 될 수 있다. 물론 나의 이런 요약은 극단적이다.

역자도 밝혔지만 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권하기 힘든 책이지만, 생각하는 걸 좋아하고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많다면 읽어 보는 걸 권하고 싶다.

* 기억에 남는 문구들
1장:
만약 아이들에게 인생이 끔찍하게 보인다면, 그것은 결코 호르몬이 그들을 괴물로 바꿔 놓아서가 아니다. ...  그것은 바로 어른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들을 수년 동안 어떤 실제적인 일도 하지 않으면서 한곳에 머물러 있도록 내동댕이쳤기 때문이다.

2장:
내가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을 지칭하는 특별한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이름은 바로 '스케치'다. 적어도 내가 보니게 대학 시절에 배운 프로그래밍 방식은 전부 잘못되었다. 소설가, 화가, 그리고 건축가의 작업이 그런 것처럼 프로그램이란 전체 모습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작성해 나가면서 이해하게 되는 존재다.

'프로그램은 오직 사람이 읽기 위해서 작성되어야 한다. 컴퓨터가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from SICP)

4장:
정당한 불복종에 대해서 관대하다는 것은 미국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내놓은 해결책을 누르고 선택될 수 있다.

5장:
- 서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어떤 언어를 선택해도 상관이 없다. 오늘날의 최상위 해커들은 C와 C++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언어를 사용한다. 그것은 펄, 파이선, 그리고 심지어 리스프다.

- 비즈니스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일 뿐이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드는 것, 그리고 자기가 쓰는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6장:
- 경제적으로 보았을 때 스타트업이란 한 사람이 평생 할 일을 몇 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압축시키는 것이다. ... 이렇게 일하는 태도는 빠른 속도가 삶과 죽음을 가르는 테크놀로지 분야에서는 큰 장점이다.

- 무엇이든지 만들어 주는 마술 상자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돈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당신이 아무것도 구입할 수 없는 남극 대륙에 있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구비될 필요가 있다. 두 가지란 바로 정당한 평가(measurement)와 영향력(leverage)이다. ... 당신이 제법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영향력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큰 회사가 테크놀러지를 개발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다만 개발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빠르게 할 수 없을 뿐이다. 큰 덩치가 그들을 느리게 만들고,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노력을 기울이는 직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큰 회사들은 대개 마이크로프로세서, 발전소, 여객기처럼 많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서 테크놀로지를 개발한다.

7장:
-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사람은, 더 많은 부를 창출하고 있는 사람이다. '수입의 불공평한 분배'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는, 그 수입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 테크놀로지는 부를 창출하는 것이 그것을 훔치는 것보다 더 빠를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19세기의 전형적인 부자를 보면 그들은 더 이상 정부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라, 생산업자들이었다.

- 테크놀로지가 값싸게 만들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은 브랜드다. ... 브랜드는 그러니까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차이가 증발하면서 남게 된 찌꺼기와 같은 것이다.

9장:
- 좋은 디자인은 자연을 닮았다.
- 좋은 설계는 재설계이다. 무엇이든 맨 처음에 제대로 만들어 내기는 어려운 법이다.

10장:
- 어셈블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컴퓨터가 사용하는 시간에 대한 비용은 크게 낮아진 반면, 프로그래머의 시간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비싸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셈블리 언어로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이 경제적으로 의미를 갖는 경우는 거의 없다.

11장:
- 내 추측으로는 100년 후의 사람들도 말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서 컴퓨터에게 이야기하고 있을 것 같다.

- 재사용 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은 객체지향이 아니라 상향식 접근방법이다. 라이브러리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객체지향 스타일로 작성되었든 아니든 하나의 언어처럼 존재하기 때문에 재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 에릭 레이몬드, 어떻게 해커가 되는가 (How to become a hacker)
"리스프는 그것을 마침내 손에 넣게 되었을 때 경험하게 되는 심오한 깨달음을 위해서라도 배울 가치가 있다. 리스프를 이용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할지라도 그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신을 훨씬 훌륭한 프로그래머로 만들어 줄 것이다"

- 여러개의 언어 중에서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기능적 힘이 가장 뛰어난 언어가 아닌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은 실수라는 점이다.

13장:
- 리스프와 같은 언어에게 있어서 큰 이점은, 엄청난 경쟁 속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교한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하는 스펙트럼의 극한에서 나타난다.

14장:
-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언어는 어떤 시스템을 위한 스크립트 언어가 되기 전에는 진정한 언어로 존재할 수 없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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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커와 화가...

    Tracked from 괴짜 프로그래머의 일상사~@@ 2007/05/21 23:20

    이번에 강컴 서평왕 마일리지로 구입한 책 중에 하나 입니다. 이전부터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사지 않았었죠. 그런데 알고 봤더니 저자가 폴 그레이엄 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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